치매예방

치매 환자의 공격적 행동 대처법, 간병인이 알아야 할 기술

sunnycan 2025. 7. 8. 06:30

왜 치매 환자는 갑자기 공격적으로 변하는 것일까?

 

치매는 단순히 기억을 잃는 병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 간병 현장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문제 중 하나는 예기치 못한 공격적 행동에서 나타난다. 평소에는 얌전하던 환자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밀치고 때리는 행동을 보이면 간병인은 충격과 당황 속에서 감정적으로 큰 소진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특히, 가족이 간병을 맡고 있을 경우, 환자의 변화된 모습은 배신감과 좌절감이 동반하게 되며, 이로 인해 가족이 간병을 포기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행동은 결코 ‘성격 문제’나 ‘고의적인 반항’이 아니라  치매로 인한  뇌의 인지 기능과 더불어 감정 조절, 충동 억제, 언어 표현 기능까지 손상시키는 병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일 것이다.

 

환자는 본인의 불편함, 공포, 통증, 혼란을 말로 설명하지 못하고, 그 답답함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일 수 있다. 또한 외부 자극에 대한 과민 반응, 상황 오인, 피로 누적 등이 공격적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치매 환자의 공격적 행동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 반복되는 상황의 패턴, 그리고 간병인이 감정적으로 지치지 않고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까지, 실제 사례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안내하려고 한다.

 

치매 환자의 공격적 행동 대처법

 

치매 환자의 공격성, 뇌 기능 손상과 인지 왜곡에서 비롯될 수 있다.

 

 

치매 환자의 공격적 행동은 대부분 뇌 기능 저하에 따른 자기 조절력 상실에서 비롯된다. 특히 전두엽(감정 조절 및 판단), 측두엽(언어 이해), 해마(기억 저장) 등이 손상되면서 환자는 현실을 정확하게 인지하거나 감정을 논리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을 잃게 되는데, 이러한 처리 능력을 잃음으로 인해 공격적 행동이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사소한 환경 자극에도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상황을 위협으로 오인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예시로는, 간병인이 옷을 갈아입히려고 다가가는 상황에서, 환자는 이를 자신을 해치려는 행동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왜곡된 인지가 공포 반응으로 전환되고, 그 공포는 손찌검, 발길질, 밀치기 등의 공격적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한다.


또한 치매 환자는 통증, 배고픔, 추위, 피곤함 등의 기본적인 신체 감각조차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간병인이 “괜찮으시죠?”라고 물어도 환자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거부 반응을 보일 수 있으며, 불쾌감이 축적되면 폭발적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특히 루이체 치매나 혈관성 치매와 같이 환각이나 망상이 동반되는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과 싸우거나, 가족을 도둑 혹은 감시자로 오해하여 격한 언어와 행동을 보이는 일이 대부분이다. 이런 공격성은 간헐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간병인은 그 원인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단지 ‘화를 내는 행동’으로만 받아들이고 스트레스를 누적시키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상황별 대처법은 말 대신 ‘자세’, 설득 대신 ‘환경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공격적인 행동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진정하세요” 혹은 “화내지 마세요”라는 말은 거의 효과가 없다. 환자는 논리적인 설득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언어 자체가 적절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병인이 우선 기억해야 할 원칙은 행동의 원인을 찾기보다, 자극을 최소화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가령 옷을 갈아입힐 때 거부감이 심하다면, 옷을 환자가 좋아하는 색상으로 바꾸거나, 실내조명을 부드럽게 조절하고, 손동작을 천천히 해 보는 방식을 이용해 보도록 하자. 치매 환자는 시각 자극과 손의 접근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간병인의 손이 갑자기 얼굴로 다가오면 위협으로 오인할 수 있게 된다. 이럴 땐 손을 얼굴 아래 위치에서 천천히 움직이며, 부드러운 표정과 억양으로 설명하면서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간병인이 먼저 공격을 받았을 때, 반사적으로 손으로 막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은 오히려 환자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행동을 악화시키게 되는데, 이럴 때는 즉각적으로 시선을 피하고, 3~5초간 거리를 둔 후 차분히 말로 상황을 이완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공격적 행동은 대부분 일정한 패턴을 갖고 반복되기 때문에, 행동이 발생하기 전의 전조 신호(표정 변화, 반복된 몸짓, 불안한 시선)를 파악하고 그 타이밍에 맞춰 상황을 전환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욕설을 시작하려는 조짐이 보이면, “오늘 날씨 좋네요, 햇볕이 참 따뜻해요”라고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주의 전환 기술(distraction technique)"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기술은 훈련을 통해 충분히 습득 가능하며, 간병 경험이 누적될수록 환자의 행동 패턴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도 함께 향상될 수 있다.

 

간병인의 감정 소진을 줄이는 심리적 방어 전략

 

 

간병인의 심리적 소진은 단순히 피로 때문만이 아니라, 환자의 공격적 행동을 ‘개인적인 거절’로 받아들이는 감정적 해석에서 비롯될 수 있다. 환자가 욕을 하거나 때릴 때, 간병인은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느끼고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행동은 환자의 감정 조절 능력 저하와 상황 인지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며, 대상이 누구냐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간병인은 공격적 행동을 인격적인 거절이 아닌, 증상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고, 이와 함께 간병인은 스스로의 정서를 지키기 위해 감정의 여유 공간을 만들어주는 전략을 생활화해 보도록 하자.

 

예를 들어 공격적 행동이 있던 날은 간단한 산책을 하거나, 동료 간병인과 짧게 감정을 나누는 ‘디브리핑 시간’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록장을 만들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나타났고,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기록해 두면, 자신이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객관적인 근거가 되어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가족이 간병인이라면 감정적으로 얽힌 관계에서 오는 갈등을 줄이기 위해, 일정 부분은 외부 간병 서비스나 주간 보호센터를 활용하는 것으로도 감정적인 부분과 갈등을 줄일 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치매 간병은 단기적인 돌봄이 아닌,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간병인의 정신적 건강과 회복력을 유지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환자에게도 더 나은 돌봄을 제공하는 길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