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사용하는 게임이 치매를 막을 수 있다는 믿음, 그게 과연 맞을까?
치매는 단순히 기억력 저하만을 의미하는 것 같진 않다. 사고력, 언어 능력, 판단력, 공간 지각 능력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의 전반적인 저하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적 퇴행성 뇌 질환이다.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우리 사회에서 치매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가정, 지역사회, 국가 전체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그에 대한 질병 또한 같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했고, 그중 하나로 ‘두뇌 사용 게임’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는 ‘두뇌 트레이닝’, ‘브레인 피트니스’, ‘기억력 향상 게임’ 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게임들이 존재한다. 숫자를 빠르게 더하거나, 기억력을 시험하거나,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퍼즐 게임 등이 주를 이룬다.
나도 얼마 전 호기심에 게임에 실행해 본 적이 있다. 치매라는 병이 두려워 뇌를 사용하는 게임을 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으로 두뇌 게임이라고 해서 여러 가지의 물건의 금액을 합산하는 게임을 진행해 본 적이 있다.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내 두뇌가 많이 굳어 있나?,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조금이라도 두뇌에 대한 트레이닝을 하지 않으면 치매에 걸릴까?라는 의문점이 들기도 했다.
이런 게임들은 ‘뇌를 쓰면 늙지 않는다’는 단순한 믿음을 자극하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실제로 이러한 두뇌 게임이 치매 예방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는, 과학적 근거는 충분한지에 대한 질문에는 많은 이들이 막연한 기대만을 가지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두뇌 게임이 뇌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제 치매 예방 효과가 있는지, 일반적인 오해는 무엇인지, 그리고 효과적인 활용법은 무엇인지까지 의학적 연구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상세히 살펴보려 한다.
두뇌 게임의 효과, 인지 능력 향상은 실제 가능한 것인가?
두뇌 게임이 뇌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의 근거는 주로 ‘뉴로플라스티시티(신경 가소성)’라는 개념에 기반한다. 이는 뇌가 새로운 자극에 반응하여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새로운 신경 연결을 형성할 수 있다는 원리를 말한다.
이를 통해 일정한 훈련을 반복하면 특정 인지 기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이론이 탄생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향상이 해당 게임 내에서만 머무는 국소적 효과(Local effect)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기억력 게임을 꾸준히 하면 해당 게임에서의 점수는 좋아질 수 있지만, 실제 일상생활 속 기억력이나 판단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 2016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신경과학연구소와 존스홉킨스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1년간 두뇌 트레이닝 앱을 사용한 60대 이상 사용자 500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참가자들은 게임 숙련도는 상승했지만 실제 생활 속 기억력, 문제 해결 능력, 주의집중력에는 유의미한 향상이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두뇌 게임이 단순히 ‘게임 점수 향상’이라는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지만, 치매 예방이라는 ‘장기적, 구조적 뇌 기능 유지’라는 목표에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가지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특히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우, 뇌세포의 물리적 손상이 주원인이기 때문에 단순한 인지 훈련으로 예방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위의 내용들로 보아 두뇌게임으로는 게임의 점수는 좋지만, 실제 생활과 연관되는 기억력과 문제 해결능력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내용으로 보인다.
두뇌 게임은 완전히 무용한가?
두뇌 게임이 치매 예방에 절대적인 효과를 주지는 않지만, 완전히 무의미한 것도 아니다. 특히 인지 기능이 아직 정상인 상태에서, 예방적 차원으로 인지 기능 유지나 감퇴 속도 지연을 위한 수단으로는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 경우, 게임의 유형과 구성 방식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숫자를 더하거나 같은 그림을 맞추는 방식은 특정 기능만을 자극하기 때문에 효과가 제한적이다. 반면, 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거나, 시각·청각·언어 등 여러 감각을 동시에 사용하는 게임, 혹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요구하는 게임은 더 많은 뇌 영역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협업 기반 퍼즐 게임이나 스토리 중심의 추리 게임은 기억력, 집중력, 언어 능력, 공간 인지력 등을 동시에 활용하게 만들어 뇌를 훨씬 더 폭넓게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실제로 유럽에서 진행된 ‘Brainiacs’ 프로젝트에서는 협업형 추리 게임을 6개월 이상 사용한 고령 참가자 그룹에서 전두엽 피질의 기능 활성화가 더욱 두드러졌다는 결과가 발표가 있었다.
또한 두뇌 게임을 사회적 활동과 결합했을 때 그 효과는 배가된다. 치매 환자는 인지 저하 외에도 우울증, 고립감, 정서 불안 등을 동시에 겪는 경우가 많은데, 집단 게임은 이러한 정서적 문제도 함께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기적인 두뇌 게임 모임, 세대 간 소통을 위한 게임 프로그램, 가족 간 추억을 공유하는 인터랙티브 게임 등의 활동은 뇌 기능 자극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 사회적 연계까지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
그리하여, 두뇌게임은 도움이 되고, 안되고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된다. 잘 응용을 한다면 뇌영역의 자극에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만으로는 부족하다, 뇌 건강을 위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두뇌 게임만 열심히 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분명히 말한다. 뇌 건강은 단일 요소로 지켜지지 않는다.
대한치매학회와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치매 예방을 위한 핵심 수칙으로 아래의 내용으로 강조되고 있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건강한 식습관 (지중해식 식단 등), 그리고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활발한 사회적 교류 이 내용은 치매예방을 위한 핵심 수칙으로 강조되고 있다.
여기에 뇌를 자극하는 활동(책 읽기, 악기 연주, 외국어 공부, 퍼즐, 두뇌 게임 등)이 보완적으로 더해질 때, 뇌의 신경망 유지와 인지 저하 속도 지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두뇌 게임은 치매 예방을 위한 도구 중 하나일 뿐이다. 마치 근육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운동과 식단이 필요한 것처럼,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도 게임, 운동, 식사, 수면, 사회활동 등 다양한 요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따라서 두뇌 게임을 일상에 도입하고자 할 때는, 그것을 메인 수단으로 삼기보다는 하나의 보조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가령 매일 아침 15분간 두뇌 게임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이후 산책이나 독서, 간단한 대화 활동 등으로 뇌를 다양하게 자극하는 루틴을 만든다면, 인지 저하 예방을 위한 보다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단, 한 가지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보다는 두뇌게임을 동반한 치매예방에 도움 되는 운동, 독서, 대화 등을 함께 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되어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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