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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예방

치매가 있는 부모님과 여행, 현실적인 준비 체크 리스트

치매가 있는 부모님과 여행

“여행은 무리일까?”라는 고민부터 시작된다

치매가 있는 부모님과 여행을 계획하는 가족은 대부분 망설이게 된다. “혹시 위험한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기억도 못 하실 텐데 굳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게 된다. 그러나 그 고민의 끝에는 대체로 ‘그래도 한번 다녀오자’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단지 여행이기 때문이 아니다. 여행은 그 자체로 삶의 활력이자, 가족 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치매를 앓고 있는 부모님에게는 여행이 단순한 관광이 아닌 ‘감각 자극’, ‘인지 자극’,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는 활동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낯선 공간, 풍경, 냄새, 소리, 사람들과의 접촉이 뇌를 자극하고, 자연스럽게 일상과 다른 리듬을 만들게 된다. 단, 그만큼 준비는 정교해야 하며, 단순한 체크리스트를 넘어서 환자의 ‘심리 상태’, ‘행동 패턴’, ‘위험 요소’까지 고려한 계획이 필요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일반적인 ‘여행 준비’가 아닌, 치매 환자와의 동행에 특화된 현실적인 준비 리스트를 제안한다. 단순히 약 챙기고 옷 싸는 수준이 아닌, 심리적 준비, 환경 구성, 비상 상황 대응 체계까지 포괄하는 실질적인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존 콘텐츠들과의 중복을 피한 생활 기반 고유 콘텐츠로 구성하고 있다. 

 

체크리스트 ① – 사전에 점검해야 할 7가지 핵심 사항

 

1. 진단 단계 확인

여행 전에 부모님의 치매 상태가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단순한 건망증 수준인지, 길 찾기 장애가 있는지, 배회 증상이 있는지 등을 파악해야 여행의 거리, 장소, 교통수단이 결정된다. 의사 소견을 받아보는 것도 추천된다.

2. 동행 인원 조율

가능하면 가족 외에도 치매 환자를 잘 이해하는 제삼자의 동행이 필요하다. 특히 간병 경험이 있는 가족이나 요양보호사가 함께 한다면 훨씬 수월하다. 동행 인원이 3명 이상일 경우, 1명은 항상 환자 옆에 붙어 있도록 사전 역할 분담을 정해야 한다.

3. 여행지 환경 점검

조용하고 복잡하지 않은 공간이 적합하다. 소음이 많거나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는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엘리베이터 유무, 무장애 화장실, 미끄럼 방지 바닥 등 이동 편의 요소를 미리 체크해야 한다. 산보다 바다, 도심보다 소도시가 적합하다.

4. 식사/약 복용 시간대 체크

치매 환자는 루틴이 무너지면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 평소 약 먹는 시간, 식사 시간은 여행 중에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여행 일정을 짤 때는 관광보다는 식사/휴식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

5. 낯선 공간에서의 반응 테스트

여행 전에 외식을 해보거나, 가까운 카페에 함께 가보는 등 ‘작은 나들이’를 통해 부모님의 낯선 환경 적응력을 미리 확인한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거부감을 보인다면, 장거리 여행은 재고해야 한다.

6. 행동 변화 감지 신호 익히기

여행 도중 갑자기 환자가 무표정, 말이 줄어듦, 짜증, 손떨림, 화장실 급박함을 보일 경우, 이는 불안이나 혼란의 신호일 수 있다. 동행 가족은 이 신호들을 미리 숙지하고, 즉시 반응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7. 여행 이유를 부모님과 충분히 공유하기

“왜 여행을 가야 하는지”를 계속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하루에 몇 번씩 같은 설명을 반복해도 괜찮다. 부모님이 여행을 수동적인 이동이 아니라 자발적인 참여 활동으로 인식해야 여행 중 안정감이 유지된다.

 

체크리스트 ② – 여행 중 필요한 장비 및 심리 안정 도구

 

1. 치매 환자용 네임택

의류에 부착할 수 있는 네임택은 필수다. 이름, 보호자 연락처, 병력 정보를 포함해야 한다. 손목에 찰 수 있는 방수형 밴드도 효과적이다.

2. 익숙한 물건 준비

부모님이 늘 사용하는 손수건, 컵, 담요, 가방 등을 여행 중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챙긴다. 익숙한 사물이 낯선 공간에서의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한다.

3. 약과 복용 일정표

약은 하루 이상분 여유 있게 챙기고, 정해진 시간에 알람이 울리도록 스마트폰 앱이나 간단한 타이머를 설정한다. 가족 중 1인이 약 담당자로 지정되어야 한다.

4. 실내화 및 미끄럼 방지 깔개

숙소 바닥 재질이 어떤지 사전에 확인하고, 미끄럼 방지 실내화작은 러그를 함께 챙긴다. 바닥의 질감 변화도 치매 환자에게는 혼란 요소가 될 수 있다.

5. 음악 및 사진 자료

부모님이 좋아하던 음악을 담은 MP3, 가족사진을 모은 작은 포토북 등은 불안한 순간에 감정을 안정시키는 데 탁월하다. 특히 사진을 보며 대화를 나누면 혼란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6. 실내용 냄새 아이템

익숙한 방향제나 섬유향수는 공간을 ‘우리 집’처럼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도록 하자. 낯선 냄새보다 익숙한 냄새가 기억을 자극하고 불안을 줄일 수 있다.

7. 체크인 전 객실 안전 점검

침대 모서리, 전선, 욕실 미끄럼 여부, 문 잠금장치 등을 확인해 안전사고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1층 객실을 요청하고, 야간 화장실 동선을 확보해 두도록 하자.

 

여행 중 발생 가능한 위기상황과 대처 매뉴얼

 

 

치매 환자와의 여행에서는 사소한 실수도 위기로 번질 수 있을 것이다. 예상 가능한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과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두는 것이 필요하다.

1. 갑자기 길을 잃는 상황

잠시 혼자 남겨두거나 가족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부모님이 자리를 벗어날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가족 모두가 환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위치 추적 기능이 있는 앱을 설치하고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환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스마트 위치 추적기(GPS 태그)를 옷에 부착하도록 한다.

2. 밤에 뒤척이며 불안해하는 상황

낯선 숙소에서 불면을 겪거나 밤중에 계속해서 일어나는 경우, 익숙한 음악을 틀어주거나 환한 조명을 약간 켜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옆에 누워 손을 잡아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3. 낯선 사람에게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

환자가 갑자기 경계심을 느끼고 다른 여행객이나 스태프에게 언성을 높이거나 거칠게 반응할 수 있다. 이럴 땐 환자의 기분을 수용하면서도 즉각적으로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중립적인 대화 문장이 필요할 수 있다.

예: “지금은 낯설어서 그렇죠. 우리 잠깐 나가볼까요?”

4. 돌발 행동이 반복될 경우

반복적으로 짐을 싸려고 하거나, ‘집에 가야 한다’며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면, 지금 여기가 집 근처라는 인식을 강화시키는 언어와 사물이 필요할 수 있다. 예: “여기는 아는 분이 운영하는 펜션이에요, 우리가 매년 오는 곳이잖아요.”

 

치매 부모님과의 여행은 '행위'보다 '경험'이 남는다

 

 

여행의 목적은 ‘장소에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치매를 앓는 부모님과의 여행이 기억에 남지 않더라도, 그 감정은 남게 된다는 것이다. 함께 웃고, 함께 걸었던 감각은 뇌의 어느 한편에 남아 부모님의 하루를 조금은 부드럽게 만들어 줄 것이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회복’의 시간으로 여행을 바라보면 사소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게 된다. 철저한 준비와 유연한 태도, 그리고 환자의 감정을 읽는 민감함이 가족 모두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기존 치매 관련 콘텐츠에서 다루지 않는 ‘여행 준비’에 특화된 생활 밀착형 정보를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 단순 정보 나열이 아닌 공감과 실제성을 겸비한 고유 콘텐츠 구성된 내용이  확실합니다.